파스퇴르-이마트·롯데마트, 40% 싼 ‘프리미엄·귀한’ 분유

18일 이마트 문현점에서 여성 고객이 이마트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분유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싼 값에다 품질경쟁력을 갖춘 대형마트의 PB(PL) 제품이 인기다. 이마트 제공

18일 이마트 문현점에서 여성 고객이 이마트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분유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싼 값에다 품질경쟁력을 갖춘 대형마트의 PB(PL) 제품이 인기다. 이마트 제공

- 하림-롯데마트 ‘PB닭고기’ 출시
- 고가 브랜드, 유통업계와 윈윈
- 싼값에 품질로 불황 돌파 나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이 유통업계와 소비자의 효자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다분히 싼 맛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던 PB상품이 최근에는 품질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기존 제품을 위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PB 상품이 제조업을 유통업에 종속시키고 1등 브랜드와 PB 브랜드만 살아남아 유통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고물가의 가계 부담에 허덕이는 소비자에게는 PB 상품의 잇단 출시가 반갑기만 하다. 여기에 업계 1위 브랜드가 대형마트와 손을 잡고 PB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전성기 맞은 PB 상품

7~8년 전 7%에 불과했던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PB 상품은 해마다 비중을 늘려 지난해에는 매장 내 23%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 상품 4개 중 1개가 PB 상품인 셈이다. 이마트는 PB 대신 PL(Private Label)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가격 거품을 줄인 프리미엄 분유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마트는 파스퇴르와 함께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 3종을 지난주 출시했다. 이번 상품은 국내 유명 브랜드 상품(NB)과 비교해 단위용량 대비 가격이 최대 40% 싸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롯데마트 역시 파스퇴르와 손잡고 유럽산 산양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생산한 ‘귀한 산양분유’를 19일 내놓는다. 비슷한 품질의 프리미엄 산양분유 상품과 비교해 최대 40% 저렴하다고 롯데마트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마트는 롯데 계열인 파스퇴르와 손잡고 신제품을 내놓을 만큼 분유 시장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산양 분유 시장의 경우 일동후디스가 전체 매출의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는 이례적으로 닭고기 업계 1위인 하림과 손잡고 PB 닭고기 부분육 7종을 출시한다. 그간 유통업체 PB상품은 업계 2, 3위 업체나 시장점유율이 낮은 곳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반복되는 만큼 제조사는 연중 동일한 시세로 원물을 납품하고 마트는 안정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형마트 3사는 홍삼시장에 반값 PB 제품을 들고 나와 업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정관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마트는 비타민시장에 뛰어들어 약사회와 마찰을 빚을 만큼 ‘히트’를 친 바 있다. 또 홈플러스의 ‘좋은상품 1A 우유’(1ℓ)가 업계 최강자인 서울유유를 제치고 대형마트 전체 우유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롯데마트는 자사 즉석밥 브랜드인 ‘햇쌀한공기 즉석밥(개당 210g·6입)’이 시장 내 절대 우위를 점해온 CJ제일제당의 ‘햇반’을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편의점 PB도 저력

이처럼 PB 상품의 맹활약 속에 매대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화장지 고무장갑 선풍기를 비롯해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가전제품까지 전 부문에 걸쳐 PB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도 올 들어 화장지 섬유유연제 등 생필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도시락처럼 바로 먹을 수 있는 ‘스팸김치덮밥’ ‘김치제육덮밥’ 등 덮밥류 2종을 출시했는데, 출시 시점 대비 매출이 지난달보다 127.4% 증가했다. 씨유(CU)에서는 지난달 CU저지방우유(1000원)와 CU콘소메맛팝콘(1000원)이 남양저지방우유(1250원)와 새우깡(1100원)을 각각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PB 상품의 값이 크게 저렴한 데는 제조업체와 사전 계약을 통해 대량의 상품을 기획·제조한 뒤 유통업체의 판매망을 이용해 제조단가와 인건비, 대리점 관리비, 판촉비 등 중간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통업체의 PB상품 매출은 10조 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에다 실속 소비의 영향으로 PB 상품을 선호하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PB 상품이 인상요인 없이도 제품 값을 올리는 기존 브랜드에 경종을 울려주길 바라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